나쁜
피. 이름 만 들어도 제 가슴을 설레게 하는
영화입니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 0순위에
링크되어 있는(물론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_-;)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여기서 또
소시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군요. 소시적
영화키드였던 저는 종로에 있는 코아 아트홀에서
이 영화를 만나게 됩니다. 빠바밤~ 그리고
저는 바로 레오 까락스(어느 무리는 '레오
까라'라고도 하더군요. 하지만 외래어도 아니니
제 마음데로 쓰겠습니다.)의 광적인 신봉자가
됩니다. 그리고 그가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발표한 1996년 제 인생은 심적 침체기에 들어
갑니다.
그의
영화를 너무나 보고 싶었던 저는 당시 한 편에
1만원 씩 하던 불법복제 비디오를 구입하기에
이릅니다. 당시 개봉하지 않았던 '소년 소녀를
만나다'가 그것입니다. 아시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그의 영화 개봉순서는 작품 제작 연도의 역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퐁네프의 연인들('91)->나쁜
피('86)->소년 소녀를 만나다('84) 순이었죠.
여하튼 자막도 안나오는 그 비디오를 보면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이던 제 모습이 아직
눈에 훠언- 합니다.
위의
음악은 영화 인트로에서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의
모습이 운전자의 앵글에서 잡힐 때 나오던
음악입니다. 첼로 독주곡이고, 곡명은 CD를
분실하는 바람에 적지 못했습니다. 모 사이트에서
MP3로 받았는데 리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소리가 작아져 버렸습니다. 볼륨을 조금 높여
들어주세요. 개인적으로 클래식과는 친하지
않아 도입부 빼고는 좀 지루한 감이 있네요.(^_^
허허- 무식도 하지...) 그래도 꼭 끝까지 들어
주실 것을 바라고 싶습니다.
나쁜
피라는 제목은 랭보의 시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아래 그 시의 일부를 발췌해 옮깁니다.
영화 감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MOV010115)
...나는
모든 직업을 무서워한다. 선생과 노동자는
모두 상스러운 농부들이다. 펜을 쥔 손은 쟁기를
쥔 손이나 마찬가지이다. - 손, 손을 위한
세기 - 난 결코 내 손을 갖지 않으리라. "후에는
비굴함이 지나치게 심해진다. 거지의 정직성은
나를 화나게 한다. 죄인들은 환관(宦官)처럼
기분나쁘다. 나, 나는 완전하다.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다...사람들은 출발하지 않는다
- 내 악덕으로 점철된 이곳의 길을 다시 가자.
철들 무렵부터 내곁에 고통의 뿌리를 내린
악덕, 하늘에 올라가 나를 때리고, 나를 뒤엎고,
나를 끌고가는 악덕. 마지막 순진함과 마지막
법. 그건 이미 말했다. 세상에 내 기분 나쁨과
내 반역을 가지고 가지 않는 것. 가자! 행진,
부담, 사막, 권태와 분노... [아르튀르 랭보
'나쁜 피'中] / 랭보시선,이준오 옮김,책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