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라디오에서 매미에 관한 얘기가 나온적이 있습니다. 한 청취자가 엽서를
보냈더군요. 시골에서 듣는 매미 소리는 여름을 참 시원하게 하는데,
서울에서 듣는 매미 소리는 여름을 참 덥게 한다고요. 그러자 진행자는
매미는 짝짓기를 위해 소리를 내며, 서울에서는 소음이 워낙 심해 더
크게 소리를 내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매미는 짝짓기를 위해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소리내는 놈은 수놈이고,
암놈은 대신 배에 있는 판을 통해 그 소리를 느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외에 자신의 존재를 동료에게 알리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영토를 알리기 위해서도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결국 매미는 소리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입니다.
혹시
시골 매미 소리를 들어 본적 있으십니까? 앞서 청취자가 얘기 했던 것
처럼 시골 매미는 서울 매미와 다른 소리를 냅니다. 아니, 다르다기
보다는 조금 여유롭게 소리를 냅니다. 시골 매미가 김광석이라면 서울
매미는 김정민이라 할 수 있죠. (시골 매미 소리를 못들어 보셨다면
할 수 없죠...-_-) 서울에서 산다는 것이 매미에게도 얼마나 괴로운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넘들 조용히 노래 부를 때 자기는 배가
터져라 소리를 질러야 되니까요.
우리도
매미와 별반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시각각 발전하는 세상은
시시각각 소음만 더해가고, 이 시끄러운 세상에서 돋보이기 위해
매일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까요. 공부해야 한다고, 취직해야 한다고,
돈 벌어야 한다고, 잘 살아야 한다고... 입버릇 처럼 세상이 시끄럽다고
이야기 하지만, 거기에 맞추어 우리도 시끄러지고 있습니다.
이제
여름을 지나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려 합니다. 시끄럽던 매미도 곧 조용해
지겠죠. 우리도 그럴 수 있을까요? 시간이 지나면 매미처럼 조용해 질
수 있을까요? 아마 힘들겠죠?
제1호